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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파워/일기계정

그래도 살곳이 있어서 안심이다

결혼하기 전, 와이프와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수 없이 임장을 다녔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상세히 생각이 난다. 더운 날에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여기 저기 많이 다녔다. 최대한 아끼기 위해 입지가 좋지 않은 곳도 가보았다. 시장이 밀집되어 있어, 더운날에는 고기 냄세가 난다는 평이 많았던 곳이었다. 그래도, 신혼인데 이렇게 시작해보자고 와이프랑 의기 투합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깨끗하고 마음에 드는 곳은 저당이 잡혔있어 선뜻 계약을 하기가 꺼렸다. 나머지는 몇 번씩 돌아다녀도 가격도 마음에 들지 않고,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고민이 있을 때는 또 좋은 생각이 나기도 했다. 나는 지역에서 과외를 많이 해왔던 경험이 많았다. 아침에도 가보고, 저녁에도 가보고, 대중교통과 차를 이용해서 가보기도 하고, 거의 프로임장러가 되어 버린것이다. 기억 중에서 가장 괜찮은 단지로 가보기로 하였다. 그곳은 주변에는 공원도 있었고, 깨끗한 환경이었다. 여기서도 5곳 정도 집을 보러 다닌 결과, 매력적인 곳 딱 한곳이 떠올랐다. 벽지도 다 되어 있었고, 화장실도 좋았고 그냥 몸만 들어가면 될 것 같은 곳이었다. 

 

그 때 와이프의 얼굴을 보니, 이 곳에 살고 싶은 눈치였다. 나도 한번도 질러보지 않아 무서웠지만, 그 자리에서 계약하겠다고 말을 하였다. 그렇게 우리는 아늑한 곳에서 신혼살이를 살기 시작했다. 사실, 후덜덜했다. 이 정도 규모의 대출은 난생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 허리 띠 졸라서 월급의 대부분을 상환하면서 살았었다. 

 

내일도 이자가 나가는 날이다. 대략 20번째 인듯하다. 산을 짊어지는 정도의 중압감을 살아왔지만, 어느 순간부터 별로 크게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대략 나의 10일 정도 생활비에 지나지 않는다. 나에겐 이 집에 살 수 있는 비용을 치를 충분함을 갖고 있다. 

 

나에게 와이프와 꿈동이가 등대고 누울 충분한 공간이 있다니, 풍족해진 느낌이다. 다 좋지만, 집이 꿈동이의 점퍼루, 유모차, 시트, 장난감 등으로 거의 가득차서 좁아지고 있다. 그래도, 지금 수준도 그렇게 부담이 되지 않기에, 조금 평수가 넓어진다고 크게 다를 것은 없다. 부모가 되기 이미 충분히 풍족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