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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파워/일기계정

잘난 나 vs 못난 나 - 열등감과 우월감은 한꺼번에 밀려온다

가끔 주변을 보면 특이한 친구들을 볼 수 있다. 간혹, 자랑을 하기도 하다가도 열등감을 폭발시키는 부류이다. 가령, 스스로 부와 명예가 있는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프라이드가 있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때는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는 이야기를 종종 꺼내곤 한다. 그러다가도, 전문직 친구들이나 누가 봐도 확실한 타이틀을 갖춘 사람들을 부러워 한다. 그러고 주눅이 들어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종종 서로 상반된 감정의 영역을 왔다 갔다 하는 친구들을 보면 어디에 장단을 맞추어야 할 지 난감할 때가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열등감이 나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나한테 있어 열등감은 강력한 원동력이자 나태한 나를 다스리는 조교 였다. 학창시절 학원에 가면 멍하고 있다 오는 일이 많았고, 자율 학습 시간에는 교실에서 누워 있는 일이 많았다. 그야 말로, 무기력함에 빠져 있었던 것이었다.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고, 누가봐도 의욕이 없는 아이였다.

 

그래서, 나에게 열등감은 나에게 적절한 채찍과 오더를 내리고 뒤에서 밀어주는 아이언맨 슈트 같았다. 나는 공부를 잘 하면서 잘 노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될 수 있을까 고민도 했다. '지금 잘 나가는 애들이 앞으로도 쭉 잘 나가고 떵떵 거리면서 살지 않을까?' 그때는 분명 그렇게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미친듯이. 

 

알바를 해서 악착같이 돈을 벌고 남는 시간에는 무언가를 계속 공부했다. 그러다 보니, 아무도 나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나는 더해야 해 지금은 부족해 아직 멀었다 요런 말들은 귀를 맴돌았다. 사실, 어느 순간에서 나를 돌아보았다. 명문대 졸업 연봉 2%   분명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음에도 왜 꼭 그렇게 해야만 했던 걸까?

 

책에서 이부분을 읽고 나는 놀라움에 빠졌다. 엄청나게 성공한 사람들 조차 열등감에 사로 잡힐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성공을 했다는 것은 해냈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열등감에 사로잡힐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열등감을 어떠한 리스트로 인식했다. 그래서, 그 체크리스트 들을 체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극복될 것이라고 보았는데, 아닌 모양이다. 

 

재주가 있는 사람은 남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쓰는 일에 일생을 소진한다. 오히려, 능력이 없으면 먹고 살 방법을 배워나가면서 인생에 해답을 찾아간다. 그래서, 잘난 사람들이 중간에 이상한 길로 빠지기도 하고, 회사에서 무능한 사람이    나중에  큰 위치까지 오르는 경우도 있다. 잘났다 못났다 딱지를 붙이는 기준자체가 스스로를 열등감에 빠져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대단히 성공한 사람들이 잘 하는 것이 있다. "이 정도면 만족해". 우열이라는 기준이 편하고 쉴 수 없는 습관을 만들지만, 단순히 만족을 하는 것 자체가 에너지를 줄이고 편안한 상태를 만들어 준다. 가르치는 제자중에서도 꼭 명문대가 아니지만,  이 정도면 만족해요 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